
치료를 받고 분명 좋아졌는데, 얼마 못 가 다리 저림이 또 시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. 허리디스크 재발이 반복될 때는 통증을 만드는 디스크와 염증만이 아니라, 그 옆에서 무너진 근육과 인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. 왜 같은 자리가 자꾸 다시 시작되는지, 그리고 어디를 봐야 이 반복이 멈추는지 정리했습니다.
좋아진 것과 나은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
치료를 받고 통증이 가라앉으면 자연스럽게 다 나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. 안 아프니까요. 그런데 통증이 가라앉은 것과 디스크 문제가 풀린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. 허리디스크 재발이 왜 반복되는지는 사실 여기서부터 갈립니다.
통증은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. 그 신호를 가라앉히는 건 비교적 빠릅니다. 염증이 잦아들고 눌리던 게 조금 풀리면 다리 저림도 함께 잦아듭니다. 그래서 며칠 만에 편해졌다고 느끼게 되고, 실제로 편해진 것도 맞습니다.
문제는 그다음입니다. 통증이라는 신호는 꺼졌는데, 그 신호를 켜지게 만들었던 원인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 불이 꺼졌다고 해서 불이 났던 이유까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.

진료실에서 자주 보이는 경로가 있습니다. 삼십 대 중반에 앉아서 화면을 오래 보는 일을 하던 분이 허리디스크로 치료를 받고 한 번 좋아집니다.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는 안 그러려고 운동으로 꾸준히 관리까지 합니다. 누구보다 성실하게 본인 몸을 챙긴 경우입니다. 그런데도 좋아졌다 다시 시작되기를 몇 번이나 겪습니다. 그러다 또 어느 날, 운동을 하던 중에 그 익숙한 다리 저림이 다시 찾아옵니다. 성실하게 관리까지 했는데, 왜 또 같은 자리가 시작되는 걸까요.

튀어나온 디스크는 결과에 가깝습니다
그동안 받은 치료가 지금 아픈 걸 만드는 데까지만 봤기 때문입니다.
허리디스크로 아플 때 보통 다루는 건 튀어나온 디스크나 거기서 생긴 염증입니다. 지금 신경을 누르고 통증을 만드는 게 바로 그것이니, 그걸 가라앉히면 당장 아픈 건 잡힙니다. 여기까지는 꼭 필요한 과정이고, 그 자체로 잘못된 치료도 아닙니다. 그런데 한 가지를 더 봐야 합니다. 그 디스크가 애초에 왜 그렇게 무너졌느냐는 겁니다.

디스크는 혼자 버티고 있는 게 아닙니다. 그 옆에서 앞뒤좌우의 근육과 인대가 같이 받치고 있습니다. 이 받치는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한쪽으로 부담이 쏠리고, 그 부담을 디스크가 다 떠안다가 결국 밀려 나옵니다.

그러니까 튀어나온 디스크는 결과에 가깝습니다. 그렇게 되도록 옆에서 무너진 부분, 그게 진짜 시작점입니다.
그런데 통증을 잡는 치료에서는 이 옆이 잘 다뤄지지 않습니다. 굳어서 한쪽으로 잡아당기는 근육, 헐거워져서 제대로 못 받치는 부분, 통증이 가라앉아도 이건 손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습니다.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. 신경을 누르던 건 잠시 풀려서 편해지지만, 디스크를 밀어내던 그 환경은 건드린 게 없으니 그대로입니다.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부담이 또 쌓이고, 결국 같은 자리가 또 밀려 나옵니다. 이것이 재발입니다.

운동으로 관리해도 안쪽은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
성실하게 운동으로 관리해도 재발이 반복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. 운동은 겉의 큰 근육은 단련해 주지만, 안쪽 깊은 곳에서 무너진 균형까지는 손이 잘 닿지 않습니다. 그래서 그렇게 성실히 관리해도 정작 안쪽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.

통증만 좇는 치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힘든 자리로 데려갑니다. 재발이 거듭될수록 디스크는 더 약해지고 회복은 점점 더뎌집니다. 그래서 통증만 가라앉히고 마무리하면 안 되는 겁니다.

굳은 근육과 약해진 부분, 둘을 같이 봐야 합니다
그럼 어디를 봐야 다시 안 시작될까요. 무너진 그 옆을 봐야 합니다. 굳어서 한쪽으로 당기는 근육은 풀어서 균형을 되찾고, 약해져서 못 받치는 부분은 다시 되살려야 합니다.
그런데 이 둘은 따로 떼어서 하나만 해서는 안 됩니다. 굳은 것만 풀어주면 약해진 데가 그대로니까 거기서 또 무너지고, 약해진 데만 되살려도 한쪽이 여전히 당기고 있으면 균형이 안 맞아서 또 기웁니다.

두 가지가 서로 물려 있어서, 둘을 같이 봐야 비로소 그 옆이 다시 안 무너집니다.
그동안 받은 치료를 한번 떠올려 보면, 아픈 걸 가라앉히는 데는 어디든 신경을 씁니다. 그런데 그 옆에서 굳은 근육과 약해진 부분을, 그것도 둘을 같이 들여다본 적이 있었을까요. 재발을 멈추는 열쇠가 사실 거기에 있습니다.
약침은 이 두 가지를 같이 봅니다. 굳은 근육에는 혈액이 몰리게 해서 굳은 걸 풀어 균형을 되찾는 성분이,

약해진 부분에는 망가진 혈관이 다시 살아나면서 그 부분을 되살리는 성분이 한 번에 같이 들어갑니다.

굳은 걸 푸는 것도 약해진 걸 되살리는 것도, 결국 막혀 있던 곳에 피가 다시 돌게 하는 한 가지에서 나오는 일입니다.

반복은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
재발이 거듭되면 스스로를 탓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 또 무리했나, 관리를 안 했나 하고 자꾸 본인에게 화살을 돌리게 됩니다.
그런데 그건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. 아무리 성실하게 관리해도, 정작 무너진 그 부분을 그동안 함께 봐주지 않았다면 또 시작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. 안 낫는 몸이라서도, 게을러서도 아니라, 봐야 할 데를 안 봤던 것뿐입니다.

좋아졌다 또 시작되기를 반복하고 있다면, 그동안의 치료가 지금 아픈 걸 가라앉히는 데까지만 본 건 아닌지, 그 옆에서 무너진 근육과 인대는 함께 봤는지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. 그 부분을 같이 보는 것이 허리디스크 재발의 반복을 멈추는 출발점입니다.

약손유담한의원
원장 김정훈 한의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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